시를 읽고 남은 생각
금강하구사람 / 휴休(서정춘)
금강하구사람
2020. 11. 24. 15:45
휴休
서정춘
가을걷이 하다 말고 앉아 쉬는데
늦잠자리 한 마리가 인정人情처럼
어깨 위로 날아와 앉았습니다
꼼짝 말고 더 앉아 쉬어보잔 듯
- 시집 『하류』, 도서출판b, 2020
지쳐서 쉰다는 의미가 점차 여유를 찾는 시간으로 기울어져요. 마치 사람의 일처럼 말을 거는 늦잠자리가 그렇지요. 사람의 가을 그만큼 거두었으니 이만큼은 앉아봐야지요. 딱 시 한 수 받아 하늘에 적고 바람에 날려도 좋은 자리입니다. 꼭 시가 아니더라도 괜찮은 자리입니다. 엉킨 생각 있을 때 몸을 풀어두면 또 길이 납니다. 지친 몸 아니더라도 기대면 편안해지는 휴休